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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해 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면접대상자만 4월 24일 월요일 오후 4시 까지 개별 연락드리겠습니다. 개인 스튜디오가 감당하기엔 지원자가 너무 많아 개별적으로 연락을 다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포트폴리오에서 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A스튜디오, B스튜디오 스타일의 유사성, 이미 그 스타일을 독보적으로 잘하는 두 스튜디오가 있는데 그보다 못한 아류에 사람들이 돈을 쓰지는 않습니다. 파스텔톤 사진 위에 캘리만 올린다고 영화 포스터가 되지는 않습니다. 어설프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을 더더욱 드러내야 하는 요즘입니다. 두 번째는 독백. 포스터는 보는 대상이 존재합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좁고 어설픈 취향을 자신의 개성으로 착각하는 작업은 테크닉이 정말 뛰어나거나 시대의 주류와 반하는 고집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독백하려면 우렁차게라도 해야 합니다. 중얼거리지 말고. 아쉽게도 많은 분이 위 2가지 기준으로 서류에서 많이 탈락하였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걸 하고 살기 위해선 내가 가진 밑천을 냉정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뜨거운 열정 남들과 다른 취향은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필요한 자질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정성스러운 포트폴리오를 본 대가로 왜 포트폴리오가 매력적이지 않은지 짧게라도 이야기 하는 게 도의라 생각하여 주제넘게 사족을 붙였습니다. 개성을 가지고 자기도취와 자기객관화를 왔다 갔다 하면서 포토샵의 경험보다 몸과 마음으로 부딪히는 경험을 더욱 많이 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보편의 삶에서 벗어난 길을 선택한 여러분들의 용기와 모험심 호기심이 결국 여러분을 흥미로운 삶으로 데려다 줄거라 믿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No. 0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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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0

배우들은 분노에 맞서 분노하는 시늉을 할 줄 알기에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사랑하는 시늉을 해서 사람들의 굄을 받으며, 행복한 모습을 연기할 줄 알기에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배우들은 이제 모든 직업에 침투하고 있다.
1980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당선된 것은 배우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도래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정적인 사건이었다. 고명한 사상이라든가 통치 능력 따위는 쓸모가 없어지고, 연설문을 작성하기 위한 전문가들을 거느리고 카메라 앞에서 멋진 연기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이 온 것이다.
사실, 현대의 대다수 민주주의 국가에서 유권자들은 더 이상 정강(政綱) 정책에 따라서 후보를 선택하지 않는다[누구나 선거 공약이 종당엔 공약(空約)이 되고 말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다. 현대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당과 정파의 지혜를 다 합쳐도 모자란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유권자들은 생김새와 미소, 음성, 옷맵시, 인터뷰할 때의 격식을 차리지 않는 태도, 재치 있는 언변 따위로 후보자를 선택한다.
직업의 모든 분야에서 배우 같은 사람들이 불가항력적으로 우위를 점해 가고 있다. 연기 잘하는 화가는 단색의 화폭을 갖다 놓고도 예술 작품이라고 설득할 수 있고, 연기력 좋은 가수는 시원찮은 목소리를 가지고도 그럴듯한 뮤직 비디오를 만들어 낸다. 한마디로, 배우들이 세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문제는, 이렇게 배우들이 우위를 차지하다 보니, 내용보다는 형식이 더 중요해지고 겉치레가 실속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는 데에 있다.
사람들은 이제 무엇을 말하는가에는 별로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보다는 어떻게 말하는지, 말할 때 눈길을 어디에 두는지, 넥타이와 웃옷 호주머니에 꽂힌 장식 손수건이 잘 어울리는지 따위를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리하여,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제시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토론에서 점차 배제되어 가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바로 거기에 있다.

No. 00008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2024/12/18

예전에 미국 중앙 정보부에서는 첩보요원이 될 사람들을 선발하기위해서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였다. 그중에는 아주 간단한 방법도 하나 있었다. 먼저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낸다. 이 광고에는 시험을 본다거나 이러저러한 서류를 제출하라는 얘기가 없다. 개별적으로 추천서를 받아 오라거나 이력서를 내라는 요구조차 없다. 누구든 관심이 있으면 모일 아침 7시에 모처의 사무실로 오라고 되어 있을뿐이다. 그러고 나면 백여 명의 후보자들이 찾아와 대기실에서 함께 기다린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그들을 데리러 오지 않는다. 다시 한시간이 흐른다. 참을성이 없는 후보자들은 기다림에 지쳐서, 사람을 오라 해놓고 이게 뭐하는 거냐고 투덜대면서 자리를 뜬다. 오후 1시쯤 되면 반수 이상이 문을 쾅 닫으며 가버린다. 오후 5시쯤이면 4분의 1 정도만 남게 된다. 마침내 자정이 된다. 그때까지 버티고 있는 사람은 한두명 뿐이다. 그들은 자동적으로 고용된다.

No. 00007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2024/12/14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에 나오는 인어는 한 왕자를 열렬히 사모한 나머지 온전한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바다의 마법사가 준 묘약의 힘으로 물고기의 하반신을 잃는 대신 여자의 다리를 얻고, 왕자 앞에서 매혹적인 춤을 춘다. 비록 왕자와 결혼하는 데는 실패하지만, 그녀는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한 덕에 불사의 영혼을 가진 존재가 된다. 이 이야기는 하나의 우화이다. 인간은 무수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동물적인 조건을 넘어서서 더 높이 올라가려고 노력한다. 그럼으로써 결국에는 인간의 삶에 수직의 차원이 열린다.

No. 00006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2024/12/14

대체로 나의 체험에는 우연의 일치와도 같은 것이 작용하여, 거울로 된 복도처럼 하나의 영상은 무한히 깊은 곳까지 이어져 있었기에, 새로이 접하는 사물에도 과거에 보았던 사물의 모습이 확실히 비치었고, 이러한 유사성에 이끌려서 어느 틈엔가 복도 안쪽 한없이 깊숙한 곳에 있는 방 안에 발을 들여놓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운명이라는 것에, 우리들은 갑자기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훗날 사형을 당하게 되는 사내는 평소에 다니던 길의 전봇대나 건널목에서도 , 끊임없이 사형대의 환상을 보기 때문에 그 환상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No. 00005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2024/12/11

"네가 나에게 어째서 말을 걸어오는가, 다 알고 있어. 미조구치라고 했지 너? 불구자끼리 친구가 되려는 것도 좋지만, 너는 나에 비해서 자신이 말더듬이라는 점을, 그토록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냐? 너는 자신을 너무 소중히 여기고 있어. 그렇기에 네 자신은 물론, 자신의 말더듬 증세도 지나치게 소중히 여기고 있는 거 아니냐?"

No. 00004
미시마 유키오, 『금각사』
2024/12/11

물은 진화를 거부하는 태고적 자아가 숨쉬고 있는 곳이다. … 만물은 거기서 기원했으며 사멸한 후 만물은 다시 그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물-어둠에 잠기는 것은 역사 현실을 잠정적으로 폐기하고 창조 이전의 상태, 원초적 완전함을 회복한다는 의미를 띄게 된다.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고자 하는 수련자는 물-어둠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허위와 속임수와 껍데기 뿐인 욕망과 이 불면의 나이를 벗어" 버리고 비전을 전수받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이 작가의 소설 곳곳애서 비나 눈, 안개같은 액체 이미지를 만나게 된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비에 뭉개진 밤풍경" 이나 "안개의 늪" 에서 벌어진다. 모든 사건의 배경엔 자욱한 물이 자리하고 있어서 맑게 갠 대낮엔 상상하기 힘든 일탈행위 (예컨대 만난지 몇시간 안된 남녀가 별 어색함 없이 잠자리에 드는)를 서슴없이 저지르게 만드는 것이다.

No. 00003
은어낚시통신/해설/존재의 시원으로의 회귀
2024/12/05

해파리를 관찰하며 느끼는 회의감은 아마도 해파리라는 생명체의 존재 방식이 인간이 익숙한 '목적'이나 '의미'와는 너무도 달라 보이기 때문일 거예요. 해파리는 매우 단순한 신경계를 가지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목적의식' 없이 물속을 부유하며 존재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고, 수억 년 동안 그 생명 형태를 유지해왔습니다.
그 모습을 볼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돌아와 묻게 됩니다. 인간은 복잡한 사고와 문화, 사회를 만들었지만, 본질적으로 우리의 존재가 해파리와 얼마나 다른가요? 인간 역시 거대한 자연의 흐름 속에서 그저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하나의 점에 불과할 수 있죠.
특히 "생명"이라는 것이 단순히 존재 그 자체로 충분히 의미가 있는지, 아니면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의미들이 허상일 뿐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거죠. 해파리의 단순한 존재가 '생명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게 하는 거울처럼 느껴지는 이유일 겁니다.
어쩌면 해파리의 모습은 삶의 근원적인 사실을 암시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생명은 굳이 거대한 목적이 없어도 그 자체로 충분히 존재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요. 하지만 인간은 그 단순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기에, 이런 회의와 혼란을 느끼는 건 아닐까요?

No. 00002
Chatgpt
2024/12/03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게 아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 지금 이 모든 상황은 언제든 없어질 수 있고 날 떠날 수 있다. 심지어 내 육신, 젊음, 아름다움, 건강 까지도 내 것이 아니고 잠시 스쳐가는 가을 낙엽 색깔같은 것이라는 점을 알고 언제든 없어지더라도 원래 내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무너지거나 힘들어하거나 그러면 안된다.

No. 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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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